스위스여행, 외쉬넨호수(Oeschinensee)
우리는 인터라켄 부근으로 이동 중이었다.
운전하는 남편 옆에서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데,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인스타그램 사진에서 장소가 태그 되어 있었는데, "Oeschinensee" 라고 적혀있었다.
이것을 무엇이라 읽어야할지 고민이 된다.
그리고 혹시나해서 검색을 해보니, 외쉬넨호수/외시넨호수와 같은 발음으로 읽는 것이었다.
잠깐 화장실 갈겸 고속도로 근처의 식당에 차를 대고,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가보고 싶어"라고 이야기하니, 남편은 "가자!"라고 망설임없이 흔쾌히 말해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는 이유도 묻지 않고 항상 '응! 하자!'라 해주는 남편이 항상 너무 고맙다.
마침 위치도 튠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서, 인터라켄으로 가기 전에 외쉬넨호수를 먼저 들려서 가기로 했다.
튠호수에서 체르마트 쪽으로 내려다가 보면 Kanderstag가 나오는데, 근처에서 외쉬넨호수를 만나 볼 수 있다.
위에 사진에서 잘 보이지 않는데, Kandersteg 58km, Interlaken 49km, Tune 21km 라고 되어있다. 58키로나 떨어져 있지만 사실 교통이 잘 되어있어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서 도착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주차요금 정산기가 독일어로 되어있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찬스를 써서 물어보니, 30분은 무료이고, 24시간에 5프랑이라고 한다. 5프랑을 넣고 티켓을 뽑아서 차에다가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케이블카 티켓팅을 하러 갔다.
우리는 스위스패스도, 하프티켓도 없고, 학생도 아니어서 왕복 26프랑을 내고 2장을 구매했다.
Kandersteg(칸더스텍)에서 외시넨 호수 왕복 티켓이다. 케이블카는 계속 다니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아뿔사!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게는 케이블카는 너무 무서웠다.
안전하게 만들었겠지만, 체르마트 곤돌라처럼 튼실해보이지 않는다. 남편이 사진 찍는 다고 자리를 옮기려하니, 뽀실뽀실 흔들려서 너무 무서웠다. T.T
어쨋든 오래 걸리지 않아서 호수로 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점심 이후에 온 지라, 케이블카가 몇 시까지 운행하는지 확인을 하고, 가장 짧게 이동할 수 있는 길로 가기로 했다.
간단한 산책일 줄 알고 갔는데, 트래킹 정도 였던 거 같다. T.T
남편과 도란도란 거리며, 열심히 걸었다.
걷다 돌아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20분이면 만날 수 있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등산하다 만난 사람들의 말은 역시...
맨날 얼마 안 남았데...T.T
얼마나 지났을까.
남들은 운동화에 트래킹화, 등산화 같은 것을 신고 가는데, 나는 산책 정도 일줄 알고, 발바닥 얇은 미네통카 로퍼를 신고 걸었다. 중간쯤 가니 발고락이 너무 아파서 사진도 못찍겠더라니. T.T
남편 손에 이끌려서 걷다보니, 어느새 언덕배기가 보인다. 내 얼굴이 너무 지쳐(?)보였는지, 외시넨 호수를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거의 다 왔어. 가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거야!" 라며 응원을 해준다.
그렇게 10분쯤 더 걸었더니, 눈 앞에 정말 잊지 못할 풍경이 나타났다.
아, Dslr을 왜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았는지.
또 한번 후회를 한다.
이런.
날씨가 반짝 거렸으면 더 예뻤겠지만, 구름끼고 약간 흐린날씨에도 외시넨 호수는 정말 너무 예뻤다. 표면적이 1만KM2가 넘는 규모란다. 저기 오른쪽에 쪼꼬맣게 점 같이 보이는 것들이 사람(!!)이다.
아,카메라로 담아낼 수 없는 광경이다.
아이폰 파노라마로 찍어보았지만 그 멋있는 광경을, 느낌을, 담아낼 수가 없다. 망했다. 마음에만 담아두어야지.
남편은 지금도 두 번의 스위스 중에서 외쉬넨 호수가 가장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
우리는 가을 초입에 갔는데, 보통 호수가 12월부터 5월까지 얼어있어서, 개방은 5월 초중순이나 되어야 한단다. 가기 전에 꼭 미리 확인하고 가는게 좋을 것 같다. 우린 케이블카 시간이 여유롭게 남지 않아서, 저 멀리까지 걸어가보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호수 가장 가까운 벤치에서 남편과 손잡고 앉았다.
강아지 두 마리가 멀리서 꼬리를 흔들며, 뛰어다닌다.
이번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유난히 반려견들과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같이 여행이라니, 부럽기만 하다.
우리 집은 반려강아지는 아니지만, 반려토끼와 함께 살고 있는데, 토끼는 비행기타는게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그래서 여행은 생각도 못 해보고, 엄마 집에 가기위해 기차타는 것도, 사람들이 불쾌해할까 싶어서 이용이 좀 꺼려진다.
남편이 찍어준 사진
귀여운 점박이 강아지가 나를 구경하다,
내 옆에서 호수를 바라 보며 앉는다.
너도 이 풍경이 꽤나 멋진걸 아는거지?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서 쉬다보니 어느새 케이블카 마지막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또 다시 걸어갈 생각을 하니, 땀이 삐질 나지만, 왠지 너무 엄청난 것을 만났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서,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건 생각뿐이었다..
나의 저질체력....:-(
혹시나 해서, 2018년도 외쉬넨호수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역시나 5월까지는 닫고, 여름 시즌 오픈은 5월10일부터-10월21일까지 이란다. 스위스는 트래킹 같은 것을 할 때, 꼭 미리 일정을 확인하고 가야한다.
뒤에서 포스팅하겠지만, 체르마트에서 곤돌라가 비시즌이라 쉬는 바람에, 원치 않게 트래킹을 했기 때문이다.
외시넨 호수는 스위스패스/유레일패스 같은 패스권을 사용해서 기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Kandersteg'역에서 내려서, 15분-20분정도 걸어오면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그리고 우리 같이 렌트카를 이용할 경우에는,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오면 된다. 주차장 이용비는 24시간에 5프랑이다.
외시넨호수 케이블카 이용금액이 2018년도에는 좀 오른다. 우리는 왕복 26프랑 이었는데, 28프랑으로 인상되었다.
그 외에 궁금한 건,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사실 별다른 지식 없이 갔는데, 다행히 케이블카가 운행하던 시기였다. 혹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일정을 먼저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https://www.oeschinensee.ch/en/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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